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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소망 안에서
살아있는 소망 안에서 2024년 6월 23일 주일 오전 설교 성경 봉독 : 창2:5-8, 요20:19-20, 벧전 1:3-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교회로 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맞습니다. 예배드리기 위해서죠?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시에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입니다. 단테의 신곡에 보면 지옥의 입구에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들어오는 자는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 우리가 지옥을 상상할 때 무시무시한 것들을 많이 그려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지옥에 대하여는 자세한 묘사는 없습니다. 다만 고통만이 영원토록 지속되는 곳, 불꽃 가운데 고통하고 고민하는 곳, 영육간에 극심한 괴로움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들이 무시무시합니다만 그래도 가장 무서운 것은 소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단테가 너무나 잘 말한 대로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 그것이 가장 끔찍한 일입니다. 내세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이 희망이라는 것은 삶을 좌우합니다. 살아가는데 소망이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삶의 영역들 가운데 그 어느 하나에서나 소망이 없어지면 삶이 참 힘들어 집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승진이나 보다 나은 대우의 소망이 없다면 얼마나 직장생활이 피곤하겠습니까? 가정이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없어진다면 가정에서의 삶에 기쁨이 동시에 사라져 버립니다. 공부하는 것에서 더 이상의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공부하는 것이 기쁨이 아니라 지겹고 무거운 짐이 되어 버립니다. 소망이 꺼지면 삶의 의욕도 삶의 힘도 삶의 의미도 함께 꺼져버립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세월이 갈수록 이 희망을 잃어가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월은 아쉽게도 희망의 성취가 아니라 희망의 무덤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런 덧없는 세월 속에서 파괴되지 않는, 무덤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소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소망을 살아있는 소망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소망은 소원과 다릅니다. 소원은 성취될 수도 있고 성취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그저 내가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소망은 자기의 소원하는 것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약속에 근거합니다. 곧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는 것을 소망이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소망을 살아있는 소망이라고 하였습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사랑과 긍휼 가운데서 계획하신 소망이고, 성자 하나님께서 흘리신 피를 뿌려 이미 성취되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불한 소망이고, 성령 하나님이 보증으로 나서는 소망이기에 죽은 소망이 아니라 살아있는 소망입니다 창세기 앞 부분은 천지 창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장은 세상 창조를 2장은 사람 창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2.4부터 시작되는 엿새의 이야기 본문의 4-6절은 사람 창조의 이야기를 전면에 부각시키기 위하여 그 배경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그 내용은 태초의 혼돈과 공허를 연상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런 상황이 사람의 출현을 기다리는 것으로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5절에 ‘경작할 사람이 없었으므로’라는 표현은 이제 앞으로 경작할 사람이 나타날 것, 혹은 그런 사람이 나타나야 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초목도 없었고, 채소도 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것은 아주 공허한 땅의 모양을 그리고 있습니다. 땅에는 으레 초목이 있어야 합니다. 초목이 없는 땅이라면 버려진 땅, 혹은 공허한 땅입니다. 6절의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셨더라는 말은 땅이 물로 뒤덥혀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런 묘사가 그리는 심상은 역시 공허와 무질서입니다. 그런 땅은 무슨 내용이나 의미가 없는 땅입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창조적인 힘이 작용되어야 하고, 그 땅을 개간하여 거기에 내용과 의미를 채워주어야 할 존재가 등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5절의 ‘경작할 사람이 없었으므로’라는 표현이 암시하고 있습니다. 1장의 창조 이야기에서는 거기에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합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신이 그 위를 운행하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거기에 발해진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 거기에 질서가 서고 내용이 들어찼습니다. 그래서 우주가 비로소 충만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2장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창조의 이야기에서는 거기에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그 땅을 경작하여 거기에 초목이 무성해지고 채소가 남으로써 거기에 질서와 내용이 들어차는 것입니다. 7-9절: 이 구절은 이제 그 사람이 무대에 출현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 사람을 무대에 출현시키면서 모세는 두 가지 사실을 기묘하게 배합하였습니다. 첫째는 사람이 흙으로 빚어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물리적 세상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육체가 흙으로 빚어졌다는 사실은 결국 그들에게 사람도 동물과 같은 육체를 가졌다, 그들의 구성 성분은 동물과 다름없이 이 세상의 일부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근본적인 차이점도 있습니다. 그 차이점은,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빚으셨다는 것입니다.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하나님께서 있으라고 명령하심으로써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만은 하나님께서 직접 흙을 취하여 그것을 빚으셨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다른 동물보다 훨씬 귀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둘째는, 사람에게만은 하나님께서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습니다. 생기를 불어 넣었다는 말은 입으로 훅하고 바람(루아흐)을 불어넣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흙을 정교하게 빚어서 사람의 모양을 만드신 후에, 친히 그 코에 입을 대고 바람을 훅 하고 불어넣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숨을 불어 넣었다는 말에서 사람은 무엇을 연상하겠습니까? 하나님의 호흡, 곧 하나님의 생명의 힘이 그 사람 속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로 사람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으며, 하나님의 숨결이 그 속에 들어가서 탄생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신성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숨결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숨을 불어넣는 이것과 아주 유사한 일을 예수님께서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요한은 다른 복음서 저자들이 기록하지 않은 특이한 사건 하나를 기록합니다. 요 20.19-23에 그것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9 이날 곧 안식 후 첫날 저녁 때에 제자들이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모인 곳에 문들을 닫았더니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가라사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20 이 말씀을 하시고 손과 옆구리를 보이시니 제자들이 주를 보고 기뻐하더라 21 예수께서 또 가라사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찌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22 이 말씀을 하시고 저희를 향하사 숨을 내쉬며 가라사대 성령을 받으라 23 너희가 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 하시니라.’ 이 단락 속에는 세 가지 내용이 압축되어 나타납니다. 첫째는, 부활입니다. 지금 장면은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후에 제자들이 자기들도 잡혀갈 것을 두려워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전전긍긍하면서 숨어 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친히 나타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그들 가운데 서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두번째는 성령을 주시는 것입니다. 22절에 ‘저희를 향하사 숨을 내쉬며 가라사대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교회의 설립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선 그들을 파송하시며, 다음으로는 그들에게 사죄를 선포하실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 내용은 물론 교회의 열쇠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단락은 세 가지의 중요한 주제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부활, 성령 강림, 그리고 교회의 설립입니다. 그런데 여기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22절에 ‘저희를 향하사 숨을 내쉬며 가라사대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여기 숨을 내쉰다는 말은 ‘후’하는 강한 소리와 함께 숨을 내쉰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아마 이 현장에 참석한 제자들은 모두 그 행동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았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신성한 권위를 가지고, 태초에 하나님께서 아담을 지으실 때에 그를 흙으로 지으시고 그 코에 ‘후’ 하고 바람을 불어넣어 그를 생령이 되게 하신 것과 동일한 행동을 하시는 것입니다. 마치 진흙덩어리에 하나님의 숨결이 불어넣어지자 그가 생령이 된 것처럼,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숨결이 불어넣어지자 그들은 성령을 받고 새로 지으심을 입은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재창조의 사건입니다. 여기 성령을 주어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시는 이 일이 주님의 부활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5장에서 우리의 부활을 논하면서,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기록된바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 함과 같이 마지막 아담은 살려 주는 영이 되었나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고전 15:45). 이것이 무슨 말입니까? 아담은 하나님의 호흡이 그 코에 들어가서 산 영 곧 ‘네페쉬 하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에게서도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그리스도에게는 하나님의 부활의 능력이 역사한 것입니다. 아담에게 역사한 능력은 부활의 능력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죽은 자를 살리는 능력이 아니라, 진흙에 생명을 부여하는 능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에게 역사된 생명은 부활의 생명이었으며, 그래서 이제 이 부활의 생명으로 다시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다른 사람을 부활시키는, 다른 사람을 살려내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도 바울은 생령이 된 아담과 살려주는 영이 되신 그리스도를 대비시킴으로써 아담에 속한 사람과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생령이 된 아담의 후손은 그의 범죄에 참여하여 죽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러나 살려주는 영이 되신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은 그의 부활을 본받아 부활에 참여할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첫번째 창조에서 하나님의 숨결은 아담을 다른 모든 동물로부터 구별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동물과는 아주 다른 현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창조에서 구원받은 자들에게서 다시 그와 유사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숨을 내쉬면서 성령을 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실을 알고 믿는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숨결을 받지 못한 사람과는 본질상 다름을 그 실생활을 통해 나타내야 함이 분명해 집니다. 창조의 세상에서 첫 사람 아담은 에덴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해야 했습니다. 구속의 세상에서 신자들은 온 세상에서 순종하며 섬겨야 합니다. 첫 사람 아담 아래 모든 인류는 아담과 함께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살려주는 영이십니다. 그 분에게 속한 모든 자들을 죽음이 더 이상 주장하지 못하는 산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 영생의 생명은 오직 하나님만이 가지신 것인데 이제 그 분의 아들 그리스도로 말마암아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창 3장에서 약속된 에덴은 이제 다시 열렸습니다. 교회로부터 선포되는 복음은 죄용서의 복음입니다.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믿지 않는 자에게는 영원한 멸망이 확정됩니다. 성도 여러분! 그리스도인이라는 직분의 소명을 가진 여러분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공간이 에덴의 관문입니다. 낙원에서 추방된 자들이 이 관문이 열리기만을 고대해 왔습니다. 세상은 신앙의 신비를 알지 못합니다. 복음의 약속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이 행하는 것, 말하는 것, 여러분을 움직이는 원천 등이 세상에게는 ‘창조의 언어’가 되어 ‘바라’의 하나님을 증거하는 도구입니다. 성도 여러분!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존재하는 것이 불행합니까? 우리가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살고 있어서 괴롭고 힘듭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산 소망’으로 살아갑시다. 부활의 영생과 영원한 기업, 그리고 영혼의 구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소망은 우리에게 깃발과 같습니다. 인생의 피곤과 고난, 어려움 속에서도 앞서 우리의 갈 길을 손짓하여 주는 소망이라는 깃발을 쳐다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마음 괴롭고 아파서 낙심될 때에도 우리에게 주신 소망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이 육체 안에서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오히려 다르게 살도록 특권을 주신 하나님, 쇠하고 없어질 세상으로부터 택하심을 입은 특권을 주신 하나님, 더 새롭고 더 낫고, 더 기쁜 실제 삶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 아무도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한 놀라운 특권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말씀의 지혜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신 성도 여러분! 여러분을 통해 세상이 창조의 하나님! 구속의 하나님을 만나게 합시다. 내게 주신 모든 ‘은혜의 선물들’은 오직 주님의 것이며 그 분의 창조와 구속을 노래하며 즐기기 위해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립시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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